카드뉴스

제목카드 뉴스 121) 감기와 마스크2022-08-03 20:17
작성자 Level 10










열대야가 사라진 덥지 않은 여름에 때아닌 감기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과거 에어컨이 없던 시절엔 오뉴월 감기는 멍멍이도 안 걸린다는 말이 있었는데요. 이제 집마다 에어컨이 있고 실내 온도가 조금만 올라가도 에어컨을 틀고 밤에도 에어컨을 들고 잠들다 보니 여름 감기 환자가 적지 않습니다.

 

감기를 영어로 'common cold'라고 부르고 감기에 걸렸다는 표현을 'catch a cold'라고 하는 이유도 추위에 노출되었을 때 감기에 걸릴 확률이 높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렇듯 추위와 감기는 밀접한 관련이 있음에도 추울 때 감기에 걸린다는 직접적인 근거를 제시한 논문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이 감기의 원인을 바이러스라고만 말하고 추위와는 쉽게 연관을 짓지 못하죠.

 

------------------------------------

 

저는 2004년 라이프 사이언스에서 발간된 바이러스학(2)’을 보고 감기와 추위와의 연관성에 확신을 갖게 되었는데요.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호흡계의 경우 바이러스 감염에 중요한 작용을 하는 것이 기도를 따라 형성된 온도 차이이다. 코와 기도의 상부는 외부와 접촉하고 있어 33이하를 형성하고 있으며, 폐 주위의 하부는 37이하를 유지하고 있다. 온도 차이의 중요성은 호흡계를 통해서 진입하는 2개의 바이러스 라이노바이러스인플루엔자바이러스를 비교함으로써 잘 알 수 있다. 라이노바이러스의 경우 33에서는 잘 증식하나, 37에서는 그렇지 못하므로 주로 상기도와 관련된 감기를 일으키는 한편, 인플루엔자바이러스의 경우 37에서는 잘 증식하나, 33에서는 그렇지 못하므로 주로 하기도에 감염하여 유행성 독감(flu)’을 유발한다.”

 

이렇듯 바이러스도 증식하기 위해서는 온도와 습도 등 환경이 중요하죠. 제가 상부 호흡기 바이러스인 코로나바이러스가 갑자기 심장과 신장, 고환에서 증식할 수 없다고 말씀드린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이 얘기는 다른 근거를 들어 후에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

 

이런 와중에 최근 추위와 감기의 관계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 논문이 한 편 발표되었는데요. Springer20173월에 실린 추위에 노출되면 인터페론 유도 항바이러스 방어가 손상됩니다. (Exposure to cold impairs interferon-induced antiviral defense)’라는 제목의 논문입니다.

 

이 논문에선 위 바이러스학 교과서보다 더 적극적으로 추위와 호흡기 질환과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는데요. 그 근거로 호흡기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때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고 면역 활동을 개시하는 인터페론의 작용이 온도가 낮을수록 저하되고 온도가 올라가면 활성화된다는 것을 입증했습니다.

 

아주 오랫동안 추위와 감기와의 관계를 짐작해왔으면서 이런 논문이 최근에서야 나왔다는 것도 좀 의아한데요. 아무래도 감기는 옮는 병이라는 개념이 확산되다 보니 이런 논문을 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감기가 옮는다는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덧붙이면, 독감 같은 경우는 보통 우리나라에서 1년 중 처음으로 아침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시기인 10월 중순에서 11월 초 사이의 어느 날 갑자기 환자가 발생합니다. 그 이유는 독감을 유발하는 인플루엔자바이러스가 하기도에서 증식하다 보니 하기도의 온도가 평소보다 떨어져서 하기도의 방어기능이 작용을 못 해야 이 바이러스가 증식할 수 있기 때문이죠.

 

영상의 날씨에서는 하기도의 온도가 잘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인플루엔자바이러스가 잘 증식하지 못하니까 갑자기 아침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 찬바람이 들어와 하기도의 온도를 낮출 때 바이러스가 증식하고 환자가 발생하는 것이죠.

 

그런데 문제는 독감 환자들이 갑자기 추워진 날 전국에서 동시에 발생한다는 데 있습니다. 그러면 과연 각지에서 처음 발생한 환자는 이 바이러스를 누구에게서 옮았을까요?

 

우리는 매년 새로운 인플루엔자바이러스가 찾아온다며 새 백신을 맞는데, 과연 최초 전파자는 누구일까요?

 

더 흥미로운 사실은 여름에도 독감 환자가 있다는 것입니다. 질병관리청에는 매년 여름에도 적은 수지만 독감 환자들의 통계가 잡히는데요. 물론 최근 수년간은 없었죠. 검사를 안 했으니까요.

 

어쨌든 여름에 독감에 걸리는 환자는 어떻게 된 걸까요? 물론 하기도의 온도가 떨어져야 하니까 춥게 자거나, 냉동고 또는 냉장고에서 일하는 분들, 또는 비에 젖은 옷을 빨리 갈아입지 않아 체온을 많이 빼앗긴 분들이 독감에 걸리기는 하겠지만..

 

과연 이분들은 인플루엔자바이러스를 누구에게서 옮았을까요?

 

애매하죠?

 

그래서 바이러스 감염과 관련된 학설이 모두 가설인 것입니다.

 

그 누구도 바이러스가 이 사람에게서 저 사람으로 옮겨가 질병을 일으키는 것을 직접 확인한 적은 없죠.

 

------------------------------------

 

카드 뉴스의 내용을 조금 더 말씀드리면, 아이가 감기에 걸려 열이 나는 상태에서 자려고 누웠는데 엄마가 할머니를 염려하며 아이에게 마스크를 씌우려 하고 있습니다.

 

발열에 대해서는 이전에도 많이 다뤘고, 내용도 기니 다음에 다시 설명하기로 하고 중요한 것 한두 가지만 말씀드리면 열이 나는 환자에게 마스크를 씌우는 행위는 절대 하면 안 됩니다.

 

우리 신체는 염증 상태에 빠지면 염증 부위에 대사 속도가 빨라지고 산소 소비량이 많아지므로 상대적으로 저산소 상태가 됩니다. , 회복을 위해선 평소보다 많은 산소가 필요하다는 뜻이죠. 이렇기 때문에 우리 몸은 국소 부위에 염증이 생겨 상대적 저산소 상태가 되면 산소를 많이 받기 위해 혈관을 확장하지만, 폐는 저산소 상태에서 다른 기관과는 반대로 혈관을 수축시킵니다. (V/Q match)

 

이런 상태에서 마스크까지 씌워 폐로 가는 산소량을 줄여버리면 폐는 혈관을 더 수축하고 환자는 급격한 호흡 곤란에 빠질 수 있죠.

 

이 과정에서 환자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가벼운 호흡기 질환으로 끝날 수도 있고, 전신 염증과 심장마비까지 발생하여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후에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보건당국이 코로나 사태 초기부터 급성 호흡곤란 증후군을 말하며 산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환자를 살리기 위해 산소 호흡기의 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자발 호흡이 힘든 고령자나 COPD 환자, 어린이, 유아들까지 악착같이 마스크를 씌우고 심지어는 호흡기 질환으로 입원한 환자까지 마스크를 씌워 숨을 못 쉬게 막는다는 데 있습니다.

 

이것은 명백히 인명에 해를 주는 행위이며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행위입니다.

 

그러니 혹 주변 사람 또는 가족이 호흡기 질환에 걸렸을 때 마스크를 씌우는 위험한 행동은 삼가시길 바랍니다.

 

------------------------------------

<관련 논문>

1. Exposure to cold impairs interferon-induced antiviral defense

https://pubmed.ncbi.nlm.nih.gov/28361289/

2. Regulation of immunity and inflammation by hypoxia in immunological niches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5799081/ 

​3. Alveolar Hypoxia-Induced Pulmonary Inflammation: From Local Initiation to Secondary Promotion by Activated Systemic Inflammation

https://www.karger.com/Article/Fulltext/45280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