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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UFO

비행접시¹⁾나 UFO²⁾, 외계인³⁾ 등은 우리가 어린 시절 보던 만화나 영화에 자주 등장하던 소재였다. 슈퍼 히어로의 원조 격으로 악당을 무찌르며 인류를 지켰던 ‘슈퍼맨’도 가상의 별인 크립톤 행성⁴⁾에서 온 외계인이다.⁵⁾ 만화 ‘슈퍼맨 시리즈’가 1938년 연재를 시작했으니 이제 100여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우리에게 우주란 아직 미지의 공간이며 외계인과 UFO 역시 상상 속의 존재로 남아있다.

다양한 미디어의 영향과 다수의 초자연적인 목격담 때문에 우리는 UFO를 외계인이 지구를 침략할 때 타고 오는 우주선처럼 생각한다. 하지만 UFO의 정식 명칭은 ‘unidentified flying object’로 우리말로 바꾸면 ‘미확인비행물체(未確認飛行物體)’가 되고 그 사전적 의미는 ‘전문가의 눈이나 전파 탐지 따위로도 정체를 탐지할 수 없는 비행체’이다.⁶⁾ 따라서 UFO란 하늘에 떠다니는 물체 중 확인이 불가능한 모든 것을 지칭하는 말로 ‘외계인’이나 ‘지구 정복’과는 연관성이 없다.

역사 전반에 걸쳐 다양한 UFO 목격담이 인구에 회자됐으나⁷⁾⁸⁾ 이들 대부분은 인간이 띄운 물체였거나 특이한 자연 현상 또는 카메라 등 장비의 불완전함으로 발생하는 관측 오류^{9)10)11)12)13)}로 밝혀졌다. 그래서 현재 공식적인 UFO(미확인비행체)로 인정된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¹⁴⁾

현대적 UFO 논란은 1947년 미국인 민간 조종사 케네스 아놀드(Kenneth Arnold)¹⁵⁾가 비행 중 시속 2,000km로 날아가는 9개의 원반 모양 비행체를 봤다는 주장을 언론이 ‘비행접시’로 묘사하고 대서특필하면서 촉발됐다.¹⁶⁾

그로부터 5년 뒤 미국 공군이 정체가 확인되지 않는 비행 물체를 칭하는 고유명사로 ‘UFO’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이 용어를 언론과 대중이 ‘외계 우주선(alien spacecraft)’과 동의어로 간주하면서 이후 이뤄진 UFO 관련 논의는 이것이 외계인 또는 외계 생명체가 타고 온 물체라는 추정을 전제로 이루어졌다.¹⁷⁾

그러나 2023년 현재 UFO란 명칭은 더 이상 미국 정부의 공식 용어가 아니다.¹⁸⁾ 미국 정부와 항공 우주국(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tion, NASA)¹⁹⁾²⁰⁾은 현재 UFO란 명칭 대신 UAP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UAP는 처음 사용될 당시 ‘unidentified aerial phenomena(미확인 공중 현상)’을 의미했고, 2022년 말 명칭이 수정되어 현재의 ‘unidentified anomalous phenomena(미확인 변칙 현상)가 되었다.²¹⁾

NASA가 UFO 대신 UAP를 사용하는 이유는 UFO가 외계 생명체에 대한 가정과 그러한 문화를 주도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으나, 지금까지 목격되거나 추정된 사건들을 외계 생명체와 연관 지을 과학적 근거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또한, 그러한 사건 중 다수가 특정 물체를 목격한 것이 아니라 하늘과 바다, 그리고 육지에서 발생한 자연 현상을 물체로 오인한 경우였다는 것도 주요 이유였다.^22)23)24)25)

과학의 발전은 관측 도구의 발전과 역사를 같이한다. 17세기 로버트 훅이 개발한 최초의 현미경은 세포를 탐구하는 도구로 생물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고, 19세기에 개발된 광학 현미경은 수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26) 1990년 발사된 허블 우주 망원경은 별과 행성의 형성, 블랙홀의 본질, 우주의 팽창 등을 설명할 수 있게 하여 천문 우주학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켰다.²⁷⁾²⁸⁾

17세기 토성의 고리를 처음 발견한 네덜란드의 수학자이자 물리학자, 천문학자였던 크리스티안 하위헌스(Christiaan Huygens)는 망원경으로 화성과 목성 표면의 어둡고 밝은 점을 관찰하고 그것을 물과 얼음이 있다는 근거로 삼아 우주 생명체의 존재를 주장했다.²⁹⁾

그의 주장은 17세기 당시엔 최첨단 과학이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20세기 후반 급격히 발달한 관측 천문학의 관점에서 볼 때,³⁰⁾ 그리고 직접 화성에 가서 사진을 찍어 안방으로 전송하는 현시점에서 볼 때³¹⁾ 그의 주장은 그저 옛날 과학자의 순진한 상상(想像)에 불과할 수도 있다.

NASA가 UFO란 용어 대신 UAP란 용어를 사용하여 눈으로 목격한 물체를 자연현상이라 말하고, 그것과 외계인을 분리하려는 시도가 UFO를 연구하는 이들³²⁾³³⁾에겐 불편할 수도 있다. 물질과 현상의 경계도 불분명하고, 목격한 광경이 인류의 기술로 설명할 수 없는 수준이며,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 외계인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근거가 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NASA도 UAP에서 물체를 배제하지 않았고 외계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도 열어뒀다.³⁴⁾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현재 인류가 UAP를 관측하기 위해 사용하는 지구 감지 위성,³⁵⁾ 방사선 센서,³⁶⁾ 중력파 및 지구 자기 탐지 도구³⁷⁾³⁸⁾ 등의 첨단 장비와 그러한 장비로 얻은 막대한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컴퓨팅 기술은 우리가 UFO를 처음 의심하던 1950년대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이 발전했다는 점이다.³⁹⁾

미국의 천체 물리학자이자 과학 커뮤니케이터인 닐 디그래스 타이슨(Neil deGrasse Tyson)⁴⁰⁾은 자신의 저서 ‘우주 연대기(Space Chronicles)’⁴¹⁾에서, 인간이 자신의 무지(無知)를 해소하는 수단을 설명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인간 정신에는 ‘무지로부터의 논증’이라 불리는 취약성이 있다. 예를 들어, 당신이 하늘에서 번쩍이는 불빛이 보았다고 가정하자. 당신은 이전에 이런 것을 본 적이 없고, 그것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당신은 그것을 ‘UFO’라고 말한다. 그런데 ‘UFO’에서 ‘U’는 ‘확인할 수 없다’는 뜻이다. 즉, 당신이 그것을 스스로 모른다고 인정한 것이다.

만약 당신이 목격한 물체가 무엇인지 모른다면 당신은 그에 대한 해석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 그렇다면 당신은 당신이 본 것을 외계인이 타고 온 UFO라고 주장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당신이 그것을 UFO라고 주장한다면 당신은 모르는 무언가로부터 출발해서 결론을 도출하는 ‘무지로부터의 논증’⁴²⁾에 빠진 것이다.

이러한 논리의 오류는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고 나는 이런 오류를 범하는 사람을 비난할 생각은 없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모르는 것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고 그것을 해소하고자 상상을 동원해 억지 답을 만든다. 이것은 인간 본연의 욕구로 비난의 대상은 아니다.”⁴³⁾

우리는 다양한 논리적 오류와 함께 살아간다.⁴⁴⁾ 만약 누군가 ‘잘은 모르지만,’으로 말을 시작해 ‘아마도 이렇지 않을까 생각한다.’로 끝낸다면 그것이 바로 ‘무지로부터의 논증’이다. 하지만 누군가 비논리적이라고 해서 비난할 필요도 없고, 논리적이라고 해서 칭송할 필요도 없다. 생전 처음 본 것을 외계인의 소행이라고 한들 그것이 무슨 죄가 되겠으며, 어떻게 세상 만물을 모두 논리적으로 설명하며 살아갈 수 있겠는가?

우리는 누구나 무언가 알고는 있지만 한편으론 잘 알지 못한다. 그리고 그런 무언가(사실은 대부분)를 설명하기 위해 추측을 동원한다.⁴⁵⁾ 그러나 이런 행위가 사회적으로 용인된다고 해서 ‘무지로부터의 논증’을 과학적 추론 방법이라 말할 수는 없다. 과학은 생각을 사실로 입증하기 위해 가설을 세우고 실험과 수식(數式)을 통해 검증하며, 그 결과에 따라 가설을 조정하거나 폐기한다.⁴⁶⁾⁴⁷⁾

NASA가 UAP에서 외계 생명체와 관련된 과학적 근거를 찾을 수 없다고 한 이유도 그러한 가설을 뒷받침할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⁴⁸⁾ NASA의 전문가조차도 ‘잘은 모르지만..’으로 시작해서 ‘아마도 외계인과 관련 있을 것 같다’고 말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2. it

우리 몸에도 UFO와 같은 존재가 있다. 탄생 과정도 미지에 둘러싸여 있고, 그것에 열광하는 이들의 성향도 UFO 추종자와 유사하며, 인체라는 우주를 유영하다 홀연히 사라지는 행태도 UFO를 닮았다.

과학계는 아직 그것의 명칭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으며, 어떻게 분류해야 할지도 고민 중이다. 그것의 역할도 명확히 파악하지 못했고, 심지어 그것을 물질로 봐야 할지 현상으로 봐야 할지도 결정하지 못했다.

혹자는 그것이 세포를 침략해 파괴한다고 말하고, 다른 이는 세포의 진화를 도와 생명에 기여한다고 말한다. 어떤 이는 그것이 살아있다고 말하고, 또 다른 이는 아니라고 말한다. 어떤 이는 그것을 인체의 신호라 말하고, 또 다른 이는 만병의 근원이라고 말한다.

인류가 화성에 집을 짓는 상상을 하고⁴⁹⁾ 더 이상 늙지 않는 약을 개발한다⁵⁰⁾⁵¹⁾는 21세기 4차 산업의 시대에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까?

단, 한 가지 그것이 UFO와 다른 점은 둘 다 무지로부터 출발했으나 UFO는 과학의 버림을 받았고, 그것은 의학의 보호 아래 당당한 지위를 누리며 위엄을 뽐내고 있다는 것이다.

=================(16편에 계속)

[참고문헌]

1) https://en.wikipedia.org/wiki/Flying_saucer

비행접시, Flying saucer

2) https://en.wikipedia.org/wiki/Unidentified_flying_object

미확인 비행체, Unidentified flying object

3) https://en.wikipedia.org/wiki/Extraterrestrial_life

외계 생명체, Extraterrestrial life

4) https://en.wikipedia.org/wiki/Krypton_(comics)

크립톤 (만화), Krypton (comics)

5) https://en.wikipedia.org/wiki/Superman

슈퍼맨, Superman

6) https://ko.dict.naver.com/#/entry/koko/0f8fd9484601438688ab13e2aa112a88

미확인비행물체

7) https://www.artangel.org.uk/witness/ufo-sightings-from-around-world/

전 세계 UFO 목격담

8) https://en.wikipedia.org/wiki/Unidentified_flying_object

미확인 비행체, Unidentified flying object

9) https://en.wikipedia.org/wiki/Rolling_shutter

롤링 셔터, Rolling shutter

10) https://shotkit.com/rolling-shutter/

롤링 셔터 효과 이해 및 수정

11) https://en.wikipedia.org/wiki/Rod_(optical_phenomenon)

Rod (optical phenomenon)

12) https://www.flirkorea.com/discover/rd-science/infrared-camera-accuracy-and-uncertainty-in-plain-language/

쉽게 설명한 적외선 카메라의 정확도와 불확실성

13) https://en.wikipedia.org/wiki/Perspective_distortion

원근 왜곡, Perspective distortion

14) https://cafe.naver.com/oldboxer/14961?boardType=L

미국 정부의 UFO 보고 조사

15) https://en.wikipedia.org/wiki/Kenneth_Arnold

케네스 아놀드

16) https://en.wikipedia.org/wiki/1947_flying_disc_craze

1947년 플라잉 디스크 열풍

17) https://www.secretsdeclassified.af.mil/Top-Flight-Documents/Unidentified-Flying-Objects/

미공군 기밀해제실, UFO

18) https://www.cbsnews.com/news/what-are-uaps-unexplained-aerial-phenomenon-ufos-new-name/

UAP란 무엇이며 UFO에 새로운 이름이 붙은 이유는 무엇입니까?

19) https://en.wikipedia.org/wiki/NASA

미국 항공 우주국

20) https://www.nasa.gov/

미국 항공 우주국, NASA

21) https://science.nasa.gov/uap/

UAP, Unidentified Anomalous Phenomena

22) https://en.wikipedia.org/wiki/NASA_Unidentified_Anomalous_Phenomena_Independent_Study_Team

NASA 미확인 변칙 현상 독립 연구팀

23) https://smd-cms.nasa.gov/wp-content/uploads/2023/09/uap-independent-study-team-final-report.pdf

NASA 미확인 변칙 현상 독립 연구팀 보고서.

NASA UNIDENTIFIED ANOMALOUS PHENOMENA Independent Study Team Report

24) https://news.sky.com/story/nasa-ufo-report-live-scientists-to-release-unidentified-anomalous-phenomena-findings-12960933

NASA UFO 보고서 - 실시간: 과학자들이 미확인 변칙 현상 발견 결과 발표

25) https://www.skyatnightmagazine.com/space-science/things-mistaken-for-ufos

UFO로 흔히 오해되는 16가지

26) https://www.chosun.com/economy/tech_it/2023/09/07/UGSPINK3QRHYVHENTJMEQWG4CA/

[홀리테크]“세포 구석구석까지...더 이상 비밀은 없다” 현미경이 부른 혁명

27) https://en.wikipedia.org/wiki/Hubble_Space_Telescope

허블 우주 망원경

28) https://undsci.berkeley.edu/understanding-science-101/how-science-works/exploration-and-discovery/

과학의 이해 101 - 탐험과 발견

29) https://en.wikipedia.org/wiki/Christiaan_Huygens

크리스티안 하위헌스

30) https://en.wikipedia.org/wiki/Observational_astronomy

관측 천문학

31) https://www.bbc.com/korean/international-57325993

화성에 보내온 첫 100일의 사진 기록

32) https://en.wikipedia.org/wiki/Ufology

Ufology

33) https://en.wikipedia.org/wiki/List_of_ufologists

List of ufologists

34) https://m.dongascience.com/news.php?idx=47533

미 정보당국 “UFO가 뭔지 결론 내리기 어렵다”…외계인 존재 가능성 배제 안해

35) https://en.wikipedia.org/wiki/List_of_Earth_observation_satellites

지구 관측 위성 목록

36) https://en.wikipedia.org/wiki/X-ray_astronomy

엑스레이 천문학

37) https://en.wikipedia.org/wiki/Gravitational-wave_observatory

중력파 관측소

38) https://earth-planets-space.springeropen.com/articles/10.1186/s40623-016-0477-2

GIC 위험이 높은 지자기 폭풍의 자동 감지

39) https://defensescoop.com/2023/05/31/pentagon-office-developing-new-sensors-to-better-detect-ufos/

UFO를 더 잘 탐지하기 위해 새로운 센서를 개발하는 국방부 사무실

40) https://en.wikipedia.org/wiki/Neil_deGrasse_Tyson

닐 디그래스 타이슨, Neil deGrasse Tyson

41) https://en.wikipedia.org/wiki/Space_Chronicles

우주 연대기, Space Chronicles

42) https://en.wikipedia.org/wiki/Argument_from_ignorance

무지로부터의 논증, Argument from ignorance

43) https://www.goodreads.com/work/quotes/16946049-space-chronicles-facing-the-ultimate-frontier

Space Chronicles Quotes

44) https://blog.hubspot.com/marketing/common-logical-fallacies

16가지 일반적인 논리적 오류와 이를 발견하는 방법

45) https://onlinelibrary.wiley.com/doi/10.1002/evan.21303

불가지론: 우리가 모르는 것을 아는 방식으로 어떻게 처리할 수 있습니까?

46) https://en.wikipedia.org/wiki/Scientific_method

Scientific method

47) https://www.sciencedirect.com/topics/psychology/scientific-reasoning

과학적 추론

48)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7774289

NASA, “UFO·외계인 증거 없어” 보고서 첫 발표

49) https://www.chosun.com/economy/science/2024/03/16/HPY2LJXA25CNPDE73CKNGQVR3Q/

“엄청난 중력 이겨내”... 100명 타는 스타십, ‘화성 이주시대’ 첫 문턱 넘다

50) https://www.donga.com/news/It/article/all/20210523/107064805/1

알약 몇 알이면 생체시계 거꾸로…장수약의 비밀[서영아의 100세 카페]

51) http://www.bosa.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64272

체내 노화세포 제거 백신 개발